2017 '실험 놀이터' 실행을 위한 사전 연구
“실험놀이터” 실행을 위한 사전 연구 제안
1. 프로젝트 개요
○제 목 : (가칭) “실험놀이터” 실행을 위한 사전 연구
○기 간 : 2017.10.01 – 12.22
○장 소 : 경기도 oo군 일대
○사업 내용 : 지역 기반 리서치 연구, 책자 발간, 시뮬레이션 모형 제작, 전시
○주관 및 후원 : oooo재단 oo문화사업단
○기획 및 실행 : 최형욱(시각예술가, 예술교육가)
2. 기획의도
놀이를 잃어버린 사회
‘논다’는 행위는 “개인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을 도모”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적 활동입니다. 놀이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배우며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행위입니다. 사실 아이들만 노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창조적인 일을 하는 어른들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 후 사회가 복원되는 시기 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지만 지금의 어른들에게는 느슨한 공간과 시간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조직하고 만들고 탐험하는 행위를 통해서 아이들은 아무것도 기댈 것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일구고 사회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한 어른들이 보기에 스스로 놀이를 조직하고 자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요즘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관점을 약간 달리해 보면 모든 세대의 아이들은 언제나 놀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아이들의 욕망을 제거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어른들입니다. 도시의 장소는 자본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분절되고 자동차와 도로로 도시 공유공간의 대부분이 점유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밖에서 보호자 없이 노는 것은 위험한 행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은 노동시장에서 선택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장소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그 우위를 차지하거나 혹은 도태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실재 세상과 격리된 실내 프로그램 안에서만 배회하게 되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측면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 할 수 있는 여지들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Adventure playground의 기본 개념
아이들에게 놀이터라는 장소는 그런 의미에서 언제나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과 일본의 ‘Adventure playground’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지자체별로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놀이터를 설치하려는 움직임들이 시도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dventure playground는 관주도로 전문가들과 협약해서 기존과 다른 재미있고 훌륭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계’를 재구축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플레이 파크’의 경우에는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논다’라는 취지를 제안하고 불필요한 금지나 제약을 적은 간판을 없앤, 어린이가 다양한 놀이에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들을 느슨한 구조와 자재 등을 제공해 주고 아이의 손으로 직접 실현 할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에 오르고 기지를 만들며 댐을 만들고 공작을 합니다. 놀이터는 고정된 시설물이 아니라 이러한 아이들의 움직임으로 형성되고 변화되는 하나의 ‘놀이전경(playscape)’이 됩니다. 아이들은 의식주의 제공과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당연하듯이 마찬가지로 스스로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의 자유 갖는 것은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 입니다.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씨의 말을 인용하자면 놀이를 굶기는 것은 밥을 굶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혼종적인 장소
경기북부 지역들은 전형적인 도농 혼종적인 경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중심의 개발과정에서 주변부의 지역들은 서울과 대등한 관계가 아닌 종속적인 관계를 맺게 됩니다. 특히 경기도 가평 지역은 전형적인 도시민들의 휴양지이며 농촌경관과 여가의 소비 장소로 스스로 재구조화 하여 변모해 왔습니다. 이러한 풍경 속에는 소위 말하는 관리가 미치지 않는 ‘여지’(餘地)들이 포함 되어 있는데 이러한 ‘여지’는 일견 지저분함, 잡초가 무성함, 산업 폐자재가 적치된 것으로 비춰 질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장소가 형성된 데는 구조화된 이유와 배경들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상상력을 좀 더 확대해보면 그러한 ‘여지’들은 전쟁 후 공터와 폐허 위에서 스스로의 능동적인 공간과 놀이를 만들어 내었던 어른들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같이 모험의 기회를 의미 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변두리 지역은 예전에 폐허에서 일구었던 서울의 과거를 닮아있습니다.
가평과 일대의 경기도 북부 지역의 장소들을 답사하고 연구 조사하면서 유기되거나 유폐된 공공장소들의 가능성들을 탐사해보고 지역의 자원들을 활용하고 연결하여 새로운 놀이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입니다. 지역주민들과 지역 아이들을 위한 필요들을 귀 기울여 듣고 주민들 간의 관계망을 살펴보고, 스스로의 자원들을 재평가고 모을 수 있는 중심 거점들을 찾으며 또 구체적으로 그러한 자원들을 활용해서 어떠한 모험 놀이터를 디자인 할 수 있을지 가시적인 모형과 시안들을 만들고 전시까지 하는 것이 이번 사전연구 프로젝트의 실행 범위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궁극적인 실천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적절한 장소를 찾아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 아니라 주민들에 의해 주도되고 주민들에 의해 설립되는 공공공간의 허브를 발견함과 동시에 아이들에게 모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놀이경험을 줄 수 있는 ‘지역적 정체성’을 가진 놀이터를 세우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재 사업 실행 기간보다 훨씬 긴 호흡의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조사 프로젝트가 이를 위한 단단한 밑 작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 세부 실행 내용
(1) 장소 리서치
-실현 가능한 유휴지 조사
-지역주민 및 어린이 접근성
-지역 자원 분포도 조사
-커뮤니티 거점공간 (공동텃밭, 마을 공유지등)
-수변, 늪지, 숲 등 자연공간
-개발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한 죽은 땅
(도로에 의해 고립된 교통섬, 축대 제방의 경사로,
관리가 되지 않는 국가소유의 공유지 등)
(2) 지역주민 면담
-커뮤니티와 아이들에 대한 애착이 있는 지역 활동가 찾기
-마을 공유지등 커뮤니티 거점에 대해 합의를 이끌 수 있는 사람 지역 리더십
-지역 행정당국과 협의 할 수 있는 관계망 연결
-‘플레이 리더’를 할 수 있는 사람 (은퇴한 교육자, 기술자, 지역 청년, 문화예술교육자)
(3) 자원 및 자재 샘플
-지역 산업의 결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자원 조사 (농산 임산 부산물, 산업 자재 적치물 등)
[최형욱, 고양시 변두리 사진, 2016] |
(4) 연구책자 발간
-크기 : 15x20cm
-날개 커버, 선 제본
-페이지 100p-150p
-발행부수 500부
-내용 : 리서치 및 인터뷰 아카이빙, 각종 시각 자료, 놀이터 디자인 모형 작품 사진
(5) 놀이터 디자인
-수집한 장소정보와 폐자재 자원 활용한 디자인 시안 제작
-디오라마 미니어처 제작
-시뮬레이션 (3D 그래픽 혹은 영상)
[최형욱, 놀이터 드로잉, 71x53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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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자료]
Adventure playground ‘푸른 놀이터’ 방향성 정리
[코펜하겐 Emdrup 폐자재 놀이터, 19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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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배경
Adventure playground의 짧은 역사를 살펴보면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의 폭격지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덴마크 건축가 쇠렌센 교수가 코펜하겐의 교외에 폐자재를 아무렇게나 방치해놓은 Emdrup 폐자재 놀이터를 개설하였다. 조경가이자 첫 번째 ‘플레이리더’라고 할 수 있는 John Bertelsen은 단순히 안전 관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경험과 기술을 지원해 더욱 폭넓고 다양하게 아이들의 제안들을 구현 할 수 있었다. 영국의 Allen 여사는 이 놀이터를 방문하게 크게 감명을 받고 돌아가서 영국의 도심 곳곳의 폐허위에 Adventure playground를 설립하는 운동을 하였다. 이 후 유럽 등지에서 50-70년대에 걸쳐 운동이 확산되었고 일본에서는 오무라 겐이치,아키코 부부가 1973년 Allen 부인의 책을 번역하면서 ‘플레이파크’라는 이름으로 확산되었다. 이후 현대의 수많은 모험놀이터들은 다양한 재료와 구조 및 설계 방법론 비영리운영조직을 통해 확산되어 왔다.
이번 경기지역에서 사전 연구하는 ‘푸른 놀이터’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역사적 연장선을 이어가면서도 경기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몇 가지 방향성을 다음 키워드로 정리 해 보았다.
<Key word>
놀이터의 제1원칙
적절한 위험성 (risk)
비구조화 (unfixed)
공동체 지향성 (community based)
플레이리더 (playleader )
변두리 (suburban)
놀이전경 (playscape )
놀이터의 제1원칙 : 아이들이 찾는 놀이터
놀이터의 제1원칙은 아이들이 찾는 놀이터 이어야한다. 기존 관리된 놀이터들은 안전규제에 맞추어 정형화된 방식으로 시공에 효율적이고 조악한 모듈형 시설물들을 양산하게 된다. 행정당국과 시행업자 사이의 이해관계에서만 주도된 놀이터는 역설적으로 놀이터의 실재 사용자의 놀이 경험은 반영되지 않고 단지 어른들의 관점에서 재미있을 것 같은 시설물들로 채워지고 결과적으로 놀이터 사용의 ‘당사자’가 찾지 않는 장소가 된다. 그렇게 방치된 공공장소는 잠재적으로 지역사회에 위험한 장소가 된다.
지역 조사를 통해서 인근의 어린이들의 통계와 동선을 고려해서 충분히 접근 가능하고 용이하면서도 충분한 대지를 확보한 유휴지가 있는지, 아이들이 놀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큰 도로는 없는지 살펴서 장소 후보들을 검토 하여야 한다.
[네덜란드의 모험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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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1. 적절한 위험성 (risk)
안전한 놀이터는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다. ‘재미없음’은 아이들의 극단적인 방식으로 놀이기구를 재해석해서 활용하게 된다. 실재로 아이들 팔이 부러지는 등 놀이터 사고의 대부분은 시설안전규제를 지키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재미없는 놀이터를 스스로 재미있게 전유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미끄럼틀 거꾸로 타기, 손잡이 난간에 타고 미끄러지기 등)
‘적절한 위험성’은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조심하게하며 또한 놀이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협력하고 사고하고 조직하며 스스로 모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안전펜스로 둘러쳐진 입구 출구가 한 방향 밖에 없는 구조물보다는 바닥에서 1미터 정도 띄워진 보호라인 없는 외줄 타기는 사고 위험도 적고 아이들이 적절한 긴장을 견디며 과업에 도전하게 하며 자신의 온 몸의 근육과 신경을 사용하게 된다.
특징2. 공동체 지향성 (community based)
놀이터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놀이공간 모험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커뮤니티 관계를 복원하는 의미가 있다. 실재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녀의 유치원 연령기에 하원 후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한 두 시간 놀게 하면서 지역 공동체의 다른 부모들과 관계 맺기가 시작된다. 여기서 발생한 네트워크는 아이들이 초등 중등 성장기까지 연결되며 지역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분석과 공유, 지역 교육 현안에 대한 공통된 대응과 담론을 형성하는 등 대단히 강력한 관계망의 형성의 기초가 된다.
최근 들어 지자체별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의 놀이시설들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재미있는 놀이터를 관이나 전문가 집단이 만들어 놓는 것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관리에 대한 부분과 책임에 대한 부분에서 행정당국에게 그 책임을 미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놀이터에서 발행하는 사고에 대한 배상이나 책임도 행정당국에게 돌리게 되기 때문에 행정당국은 “안전규제”라는 법적기준에 집착하게 된다.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각종규제를 적용하면 자유로운 놀이가 보장 될 수 없다. 그래서 놀이터를 외부에서 건설해서 선물 해주는 방식은 놀이터의 잠재적 가치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사장 시킬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기간을 두고 지역 아이들과 중장기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해서 설계에 반영하고 주민 주도의 놀이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조직하고 관심사를 방영해서 공공공간의 기능을 충분히 회복하는 거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놀이터 설치 후 지속적인 관리도 “지역놀이위원회‘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또 지역에는 지역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 아이들에게 풍성한 환경을 만들어주길 원하는 것도 지역사람들이지만 불만을 터트리는 것도 지역사람이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한다.
실제 일본에서는 70년대부터 유럽의 모험 놀이터 담론이 들어와서 전국적으로 많은 모험놀이터들이 “플레이파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행정당국은 장소선정과 예산 행정적인 도움을 주고 실제 실행과 관리는 <비영리 놀이 전문가그룹>과 <지역놀이위원회>를 통해서 진행되고 있다.
[스페인 디자인 그룹 바수라마(basurama)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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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3. 비구조화된 놀이 unfixed
기존의 놀이시설들은 놀이 경험이 고정되어 있다. 중앙에 메인 시설물이 있고 주변에 작은 놀이 기구들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Adventure playground는 고정된 방식을 지양한다. 물론 지역의 상황과 요구에 따라 고정된 메인 구조물을 설치 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지역적 특징과 상황에 기인한다.
일본의 ‘플레이 파크’의 경우에는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논다’라는 취지를 제안하고 불필요한 금지나 제약을 적은 간판을 없앤, 어린이가 다양한 놀이에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놀이터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들을 자재 등을 제공하고 아이의 손으로 실현 할 수 있는 놀이터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에 오르고 기지를 만들며 댐을 만들고 공작을 할 수 있다. 놀이터는 고정된 시설물이아니라 이러한 아이들의 움직임으로 형성되고 변화되는 하나의 ‘놀이전경 playscape’이 된다.
느슨한 구조 안에서 열린 결말을 향해 아이들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
특징4. 플레이 리더 play leader
어드벤처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플레이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플레이 리더는 감독노릇을 하거나 주의를 주는 사람이 아니다. 어른의 감독과 지시아래 이루어지는 것은 진정한 놀이가 될 수 없다. 플레이리더는 아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을 어른의 경험을 조금 가미해서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꼭 교육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은퇴한 지역의 어른들이나 전직 목수나 선원과 같이 삶의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이 플레이 리더가 되면 더욱 좋다. 플레이 리더는 모험놀이터를 만들고 자재들을 기부 받아 재료를 공급하고 지역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하며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의 관점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플레이리더는 유럽에서는 모험놀이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위치를 부여받아 엄연한 직업으로 인정되고 있다.
[노르웨이_예오파르크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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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5. 변두리 지향성 (suburban)
서울의 외곽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 북부 지역은 수도를 지탱하기 위해 모든 자원과 환경이 배치되거나 유보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대치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경기북부는 군사시설과 밀접하여 자유롭게 개발할 수 없고 사유재산권도 제약된다. 주민들의 경제 영역은 군부대나 국가의 정책에 매우 깊이 연동되어 있다. 또 자연을 소비하는 대도시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관광 산업 및 여가체험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농촌과 도시의 중간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산업결과물과 시설 폐기물 그리고 낭만적인 전원생활이 혼종된 경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장소적 특수성은 오히려 관리와 개입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여지’를 발생시키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능동적인 놀이와 개입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변두리 지역의 특징들을 조사하면 오히려 지역적 열악함이나 폐기물과 같은 자원들이 지역적 특성을 가진 놀이재료로 전환될 수 있다.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산업적 혹은 자연적 폐기물들은 훌륭한 놀이터의 재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노르웨이의 예르파르크 공원의 모험놀이터는 인근의 석유채굴 폐자재를 활용해 놀이터를 설치하였다. 그러한 자재 부속들은 비구조화된 설치가 가능하여 아이들의 놀이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작성: 2017년 10월 27일, 최형욱